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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 자리잡은 '엘리트'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강남권 프리미엄 업소들이 17년산 기준 130만원을 호가하는 현실에서 이곳의 가격표는 분명 충격적입니다.
파격적인 가격 전략의 비밀
12년산 16만원의 충격
"12년산이 16만원이라고?" 이 파격적인 숫자 뒤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비즈니스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시간당 13만원의 티시와 연장 시 16만원이라는 가격은 업계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저가 정책이 아닙니다. 엘리트가 선택한 길은 명확합니다. 호화로운 강남 텐프로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워하는 2030 직장인들이 바로 엘리트가 눈독을 들이는 핵심 고객층입니다.
2030 직장인을 노리는 이유
월급날 한 번쓰 특별한 경험을 원하지만 백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엘리트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자 합니다. 이들은 허세보다는 합리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층입니다.
과도한 지출 없이도 품격 있는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은 욕구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죠.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20시간 불야성의 경제학
365일 쉬지 않는 운영 시스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후 3시까지. 엘리트의 시계는 20시간 동안 멈추지 않습니다. 365일 내내 말이죠. 언뜻 무리수처럼 보이는 이 운영방식에는 나름의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면서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고육지책입니다. 일반적인 업소들이 6에서 8시간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엘리트는 거의 3배에 가까운 시간을 운영합니다. 이는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는 전략입니다.
하루를 3막으로 나누는 전략
저녁 시간대에는 회식을 마친 직장인들이 몰려옵니다. 자정을 넘어서면 클럽을 다녀온 젊은이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새벽에는 또 다른 부류의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하루를 3막의 연극처럼 나누어 운영하는 이 시스템은 각 시간대별로 다른 고객층을 타겟으로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70에서 80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교대로 운영하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엘리트는 이런 도전을 통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24시간 편의점처럼 언제나 열려있는 유흥업소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사라있네에서 엘리트로의 변신
리브랜딩의 의미
최근 단행한 리브랜딩은 단순한 간판 교체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라있네'라는 친근하지만 다소 가벼운 이름을 버리고 '엘리트'라는 야심찬 이름을 선택한 것은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품격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새로운 이름은 고객들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같은 가격이라도 '엘리트'라는 이름이 주는 프리미엄 이미지는 고객 경험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킵니다.
인테리어 전면 개편
인테리어도 전면 개편했습니다.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차원이 아니라 고객 동선을 개선하고 각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각 룸마다 다른 컨셉을 적용해 재방문 시에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런 변화들은 재방문율을 높이고 입소문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리는 전략적 투자로 볼 수 있습니다.
대치동이라는 특별한 무대
왜 하필 대치동일까요? 이곳은 흥미로운 지역입니다. 낮에는 학원가로 북적이지만 밤이 되면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학원 강사들과 교육업계 종사자들 그리고 자녀 교육에 지친 학부모들까지. 이들 모두가 엘리트의 잠재 고객입니다. 게다가 선릉역과 가까운 입지는 테헤란로 직장인들의 접근성도 보장합니다.
강남 중심가보다는 경쟁이 덜하면서도 충분한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는 절묘한 위치 선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치동은 부촌이면서도 유흥가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아 새로운 컨셉의 업소가 자리잡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수익 구조
월 매출 9억-13억원의 비밀
시간당 13만원의 티시와 연장 시 16만원. 이 숫자들을 곱하고 나누다 보면 흥미로운 그림이 그려집니다. 하루 평균 10에서 15팀이 방문하고 팀당 평균 42만원을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일일 매출은 3000만원에서 4500만원 사이입니다.
월 매출로 환산하면 9억에서 13억원 정도가 나옵니다. 이는 중소 규모 기업의 연매출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365일 운영을 감안하면 연 매출은 100억원을 훨씬 넘어섭니다.
70-80명 직원의 인건비
하지만 이 화려한 숫자 뒤에는 녹록치 않은 현실도 있습니다. 70에서 80명의 인건비만 월 3에서 4억원입니다. 여기에 임대료와 주류 원가 각종 운영비를 제하고 나면 영업이익률은 15에서 25퍼센트 정도로 추정됩니다.
업계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죠. 박리다매 전략의 숙명이라고 할까요. 많은 직원을 고용하는 것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 선택이지만 동시에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품질과 가격의 줄타기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엘리트는 이 모순적인 과제를 70에서 80명이라는 대규모 인력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것이죠. 그런데 이런 전략이 과연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가격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언젠가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을 올릴 것인가 서비스를 축소할 것인가 아니면 규모를 더 키워 승부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엘리트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미래를 향한 로드맵
위험 요소들과 기회
20시간 연속 영업은 양날의 검입니다. 매출은 극대화할 수 있지만 그만큼 관리의 어려움도 커집니다. 대규모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큰 과제입니다.
이직률이 높은 업계 특성상 지속적인 교육과 품질 관리는 끝없는 숙제가 될 것입니다. 외부 환경 변화에도 취약합니다. 주류 가격이 급등하거나 새로운 규제가 생기거나 경쟁업체가 비슷한 전략으로 진입한다면 곧바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는 늘어납니다. 과도한 허세보다는 합리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엘리트 같은 업소의 입지는 오히려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단기 중기 장기 전략
단기적으로는 새롭게 바뀐 '엘리트'라는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름값에 걸맞은 서비스 표준을 만들고 체계적인 고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시간대별로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중기적으로는 수익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대에만 의존하는 현재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성공 모델이 검증된다면 추가 지점 개설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점진적인 고급화가 답일 수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가 충분히 구축되면 조금씩 가격을 올려가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죠. 동시에 다른 업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서비스를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실험은 계속된다
대치동 엘리트의 실험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극한의 가성비로 승부하는 이들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분명한 것은 이들이 기존 유흥업계의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싸야 좋다는 편견과 짧은 영업시간이 프리미엄이라는 통념을 깨고 있습니다. 20시간 불을 밝히며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시도는 성공 여부를 떠나 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갈 길은 멉니다. 저가 전략의 지속가능성과 브랜드 정체성 확립 그리고 수익성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도전 정신이 있는 한 대치동의 이 특별한 실험장은 계속해서 진화해갈 것입니다.
투자자의 눈으로 보면 단기적 안정성은 있지만 장기 성장성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경영자의 관점에서는 현상 유지보다는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엘리트는 강남의 화려함을 적당한 가격에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